2024.12.12 추가 사항 및 팁 등 수정
여행한 지 4년이나 지났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핑계로 그냥 저장해두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추억을 기억하며 이참에 사진을 블로그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늦게나마 사진을 올리며 추억을 되살려본다.
찍어온 사진이 400 여장 가까이 되는 관계로 장기 연재를 계획중인 여행기이다.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쿠바에 대한 환상을 가졌다.
캐리비안 해적의 배경이자 에메랄드 빛 바다 "카리브 해"
지금은 주변에서 보기 힘들어진 구 공산권 스타일의 클래식한 건물들...
항상 입버릇 처럼 "나는 꿈이 카리브 해변에서 해먹에 누워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모히또를 마시는거야" 라고 할만큼 쿠바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쿠바를 다녀온 지금도 환상은 깨지지 않았다. 단순 여행이라고 치기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을 쿠바에 머물며, 쿠바의 여러 도시와 이모저모를 보고, 경험했지만, 또 다시 쿠바에 다녀오라고 한다면.
나는 다시 짐을 챙길거다.
쿠바 여행
일정 :
2019년 12월 4일 - 2019년 12월 29일
항공사 : 아에로멕시코
인천 -> 멕시코시티 -> 아바나
아바나 -> 멕시코시티 -> 인천
자금 : 항공편 제외, 한화 300만원 => 전액 유로 환전
방문 도시 :
아바나 -> 산티아고 데 쿠바 -> 까마궤이 -> 카요 코코 -> 시에고 데 아빌라 -> 트리니다드 -> 시엔푸에고스 -> 산타 클라라 -> 바라데로 -> 아바나
아바나에서 산티아고 데 쿠바까지 Viazul 고속버스를 타고 산티아고 데 쿠바까지 이동한 후에 산티아고 데 쿠바 이후부터 도착하는 도시는 콜렉티보 택시, 일반 택시, 여행사 버스 등 다양한 교통 수단을 이용하였다.
본 여행기를 읽을 시 주의사항
사진은 모두 제가 직접 찍었습니다. 여행기 사진 중 관광지 및 명소 뿐만아니라, 외진 곳 및 일반적인 쿠바 국민들이 거주하는 곳, 관광객의 잘 가지 않는 곳까지 가서 찍은 사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중남미권에 분류된 국가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안전한 곳이다.' 라고 생각합니다만, 혹시 모를 사고가 있을 수 있으니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고 없이 잘 다녀왔습니다.
1.여행의 계획
그 당시,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휴식기를 갖고 있던 집돌이여서 집에 있었다.
이왕 노는 김에 여행이나 가자 생각했고, 국내 여행을 알아보던 도중, 문득 '쿠바에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항공편을 알아보곤, 최단거리로 쿠바에 가는 항공편이 아에로멕시코여서 아에로멕시코에서 가장 저렴한 날짜를 골랐다.
아무 생각도 없이 집에서 놀고 있고, 스페인어를 단 1도 몰랐던 내가, 2주 뒤에 쿠바로 출발해야 했던 것.
그럼에도, '발 길 가는대로 가면 되겠지!' 라며 용감하게 여행 준비를 했다.
평소에도 가방이나 손에 뭘 들고 다니는 걸 싫어하는데,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 싫었다.
그래서, 기내 수납이 가능한 엄청 큰 백팩을 샀다. (집에 있지만 상표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또 쿠바에서 쓸 수 있는 전기 충전기 등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인터넷과 로밍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존(?)앱을 설치했다.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있을까 싶어서 생각을 안했다가 이 때 다 알아봤다.)
- maps.me (오프라인 지도)
- 구글 번역(한글, 영어, 스페인어 오프라인 다운로드)
다행히 쿠바에서도 ETECSA(에떽사-쿠바 국영 통신사)에서 지정된 구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카드를 판다고 했다. (에떽사 와이파이 카드를 왕창 사서, 다니는 각 도시에서 집에 생존 신고를 했다.)
대사관이 없기 때문에, 여권을 잃어버릴 때도 가정해서 여권 사본도 챙기고 준비를 열심히 했다.
2. 스페인어 1도 모르는 놈
스페인어를 하나도 몰랐다. 남은 일주일 동안 여행을 위한 스페인어 기초를 공부했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오늘, 내일, 어제 등을 찾았다.
숫자 읽는 법, 세는 법.
"얼마에요?", "~~가 어디에요?", "배고파요", "화장실이 어디에요?" 같은 생존을 위한 기초 스페인어.
그리고, 코미꼬(김병선) 유튜브를 보고 있었는데, 코미꼬 영상들을 참고했다.
정말 딱 이 정도만 배우고 가서는 힘든 부분도 있긴 하지만, 보통 저 정도만 이야기 하더라도 "너 스페인어 잘한다" 라고 말해준다.
스페인어의 좋은 점, 영어와 다르게 써져있는 그대로 읽으면 된다. Apple-애플, Army-아미로 달라지는 영어와는 다르다. 스페인어는 훨씬 쉽다. 문법이 어렵다고 하지만, 문법은 한글도 어렵잖아?
문법 지키지 않아도 다 알아듣는다.
나는 오이 알러지가 있어서 오이를 못 먹는데, "오이를 못 먹습니다" 찾아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멕시코 시티 공항에 가서 대기 할 때, 라운지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No puedo comer Pepino(노 뿌에도 꼬메르 뻬삐노)"
역시 언어는 생존에 직면한 채 실제로 사용하는게 가장 습득이 빠르다. 살려면 할 수 밖에 없다.
3. 미친놈 같은 숙소 예약
인천에서 출발해 멕시코를 거쳐 쿠바에 도착하면 밤 12시에 도착한다.
도착 당일, 밤이 늦어 숙소를 구하지 못할까 싶어 에어비앤비로 아바나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도착 당일 밤과 분위기 파악을 필요한 하루를 추가해 2일치를 먼저 예약했다.
이제 내가 들리려고 계획했던 도시들의 숙소도 예약해야 하는데, 위에 올린 쿠바 지도는 내가 갔다와서 완성된 지도지만, 출발할 땐, 큼직한 계획만 했다. 일정을 바꿀 수도 있고, 가고 싶은 도시가 또 생길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건 일단 가서 생각해보자"
정말 스페인어를 하나도 못하면서 숙소를 가서 예약하겠다는 미친놈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출발했다.
대사관도 없고, 연락도 안되고, 인터넷 통신도 안되는 곳에 혼자서 가니, 가족들이 정말 많이 걱정했지만, '난 가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겠지!' 하고 별거 아니게 생각했다.
지금 하는 말이지만,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쿠바 여행자를 위한 몇 가지 팁과 마음 가짐
한 달 정도 쿠바를 여행하고 왔고, 먼저 다녀왔기에 몇 가지 전하고자 하는 팁과 마음 가짐을 전달하고 싶다.
경험에서 나온 팁
1. 여행사 소속의 버스를 적극 이용하자
쿠바를 다니면서 열악한 교통 환경과 시설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을 내고 택시를 이용하면서 도시 간 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나도 처음에 잘 몰랐을 때에는 비싼 돈을 주고서 일반 택시를 이용했었다.
쿠바 내, 대형 호텔과 관광객이 몰리는 호텔들 주변에 쿠바 내 여행사 소속의 버스들이 있다. 이것들을 잘 이용하면 도시 간 이동을 저렴하고 안전하면서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체적 자주 보이는 업체로는 Transtur(뜨란스뚜르)와 Gaviota Tur(가비오따 뚜르)가 있다. 이름을 기억하기가 힘들다면, 로고를 잘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비아술이 다니지 않는 도시나 교통편이 좋지 않은 곳, 아니면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여지는 교통 등이 문제가 될 때는 주변에 뜨란스뚜르와 가비오따 뚜르가 있는지 확인하고 문의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까마궤이에서 휴양 시설이 모여 있는 '카요 코코' 로 이동을 할 때에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나 버스도 없고, 콜렉티보 택시도 없어서 일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일반 택시를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했는데, 나올 때에는 관광지이다 보니 가비오따 뚜르가 있어서 상크티 스피리투스 방향으로 문의하고 버스를 탔다.
꼭 뜨란스뚜르나 가비오따 뚜르를 통해 호텔 숙박, 예약 등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버스를 이용하는데에 문제가 없으니 교통비 절감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해보자. 관광객들이 몰리는 도시를 중심으로 많이 다닌다.
다만, 뜨란스뚜르와 가비오따 뚜르가 주력으로 운행하는 도시나 방향이 다를 수 있으니 두 곳 모두 알아보고 다니는 것이 좋다.
2. 예약하지 않고 까사를 구하기 위해 발품 팔러 갈 때, 한 번은 거절하자.
모든 관광지에서 통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관광을 국가 주력 수입으로 취급하는 쿠바는 까사가 굉장히 많다. 그만큼 경쟁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에어비앤비 등의 온라인을 통해 여행하는 사람들은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지만, 나 처럼 직접 까사를 찾으러 다닌다면 한 번은 거절하는 것이 좋다. "다른 데 더 둘러보고 올께요" 라고 한다면, 숙박 가격이 떨어지거나, 같은 가격에 조식이 포함되거나 둘 다 저렴해질 수도 있으니까.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여행 비용을 아끼는데에 도움이 된다.
3. 에떽사 와이파이 카드는 미리 사두자
쿠바에서는 지정된 구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카드를 판매한다. 공항 및 곳곳에 있다. 당연히 관광객이 많은 도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고, 관광객이 잘 없을 것 같은 곳에도 들린다면, 와이파이 카드는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 필요할 때에 주변에서 구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여유롭게 챙기는 것이 좋다.
마음 가짐
1. 어린 자녀가 있다면 불편할 수도 있다.
만약 자녀가 10세 이하의 어린 자녀라면 쿠바를 여행하는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바라데로와 같은 휴양지가 몰려있는 곳은 상관없다. 그러나, 그 외 지역에서는 자녀와 함께 다니는 것이 피곤함을 넘어 힘이 들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곳곳에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기도 하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만한 관광시설도 없다. 그러니, 어린 자녀를 데리고 카리브 해 바닷가 휴양을 즐기는게 아니라면, 가족 전체가 불편할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보자
2. 타이트한 여행 계획을 세우지 말자
내가 갔을때 여자분들끼리 온 한국인 관광객이 있었다. 일정표를 보여주셨는데, 아주 잘 정리되고 꽉 찬(?) 여행 일정이었다. 물론, 무계획으로 떠나는 여행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쿠바는 생각 보다 여유를 가지고 다녀야한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가 차가 고장나 길 한복판에서 멈춘다거나, 오픈이라고 되어있으나 문을 닫은 곳도 많다. 정전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고.
몇 번만에 공들여 세운 일정이 한 번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3. 식사는 그럭저럭 먹자.
나의 여행기를 쭉 보면 알겠지만, 제대로 된 식사를 먹은 날은 생각 보다 몇 번 안된다. 보통, 햄치즈빵(샌드위치)과 길거리에서 파는 피자를 먹었다. 정말 잘 먹고 다닌 것은 휴양지 '올인클루시브 호텔' 이었던, 바라데로와 카요 코코, 그리고, 바닷가재 요리인 '랑고스타' 가 저렴한 트리니다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쿠바의 음식은 맛이 없다기 보다는 다양한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음식 문화가 아니다보니, 크게 맛이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인 식사이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중국과 같이 화려한 음식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에 조금 더 관광객을 위한 여러가지 가미가 되어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대체적으로 음식들이 짠 편이지만 야채와 함께 먹으면 된다.
한국 음식이 없다면 입맛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김치.
필요하다면 기내 반입이 가능한 한국음식 몇 가지를 조금 챙겨가는 것도 좋다. 쿠바에는 한국 음식 자체가 아니라 동양권 음식점 자체를 찾기가 매우 힘이 드니, 한국 음식을 먹을 생각을 하고 가는 것은 포기하고, 호텔에서 일식 등이 있다는 호텔도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일식(초밥과 회 종류가 아닌), 볶음밥, 우동 등의 음식이므로 고급 요리를 먹겠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다.
저렴한 여행, 현지인과 동화되는 여행을 생각한다면, 길거리에서 파는 햄치즈빵과 햄버거, 피자를 적극 이용해보자.
생각 보다 맛도 있고, 허기를 채우는데에 좋으며, 값도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