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에서 맞이한 아침.
아침에 까사에서 차려주는 식사를 했는데, 역시 커피가 맛있다.
잘 구워진 빵과 커피, 그리고 과일들, 요상하게 오이맛 나는 과일이 있어서 그건 빼고 먹는다.
곰돌이 모양 꿀은 어딜가나 빠지지 않고 나온다.
아침부터 날씨가 좀 우중충하지만 돌아다니는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비가 올 것 같지도 않았고
쿠바 사람들이 출퇴근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보였다. 우리나라 동네 마을 버스 같은 것인지, 여기에 모여서 우르르 저 버스를 탔다.
트리니다드의 이곳저곳을 걸어서 다녔다.
관광지만 쏙쏙 골라서 다니는 것 보다 이렇게 동네를 돌아다니는 걸 더 좋아한다. 물론, 관광지도 잘 다녔지만, 솔찍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관광지 보다 현지인들이 사는 곳곳을 누볐던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
트리니다드는 다른 도시들과 조금 더 다르게, 파스텔 톤으로 페인트칠한 집이 훨씬 많고, 높은 건물은 없다.
정말 높은 건물이라고는 교회 첨탑밖에 없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아야 2층 정도 건물밖에 없었다. 대부분이 1층 건물.
길도 옜날 처럼 돌로 마감이 된 곳이 많았고, 차는 생각 보다 많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다.
트리니다드 시내를 걸어다니다 보면 우리나라 중랑천이나 도림천, 안양천과 같이 도시를 흐르는 하천이 있다.
다른 도시의 하천 보다 훨씬 주변 환경이 깨끗하다. 쓰레기도 많지 않고, 물 자체는 깨끗하지 않지만, 일단 주변에 쓰레기가 많이 보이지 않는 것부터가 어느정도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도시, 특히 아바나 였나면, 오른쪽에 보이는 공간에 쓰레기가 잔뜩 있었을텐데, 쓰레기가 많이 안보이는 것이 얼마나 잘 관리가 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더러운 쓰레기 오염 냄새도 나지 않고..
주변에 현지인들이 사는 집이 많이 있는데도 깨끗하다.
트리니다드에서 높은 건물이 그나마 밀집되어 있는 곳, 이 곳에는 3층 건물도 있고, 교회의 종탑도 높게 솓아있다.
그리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아도 이곳은 중심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걸어다니는 것을 선호해서 마차를 별로 타지는 않았지만, 마차를 타고 다니면 자동차 보다는 편안하고 느리게 동네를 살펴볼 수 있다.
물론, 걸어다니는 것만 못하지만..
아름다운 파란색 파스텔 톤으로 칠해진, 외관이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는 교회가 눈에 띈다.
길거리와 노점상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도시의 특성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기념품이나 이런저런 것들을 판매하는 노점들이 많다.
하지만, 쿠바는 공업 생산 보다는 수공으로 생산하는 것들이 많다보니,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다.
쿠바에서 사올만한 기념품이라고는 시가와 럼주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수공으로 생산한 키링이나 마그네틱 정도밖에 없다.
나도 아무것도 안사긴 그래서, 키링 몇 개 사왔었다.
짐을 최소화 시켜서 다니는게 내 여행의 조건 중에 하나라서 부피가 큰 것들은 사지 않았다.
옛 모습을 어느정도 간직하고 있는 쿠바의 거리
저 위 산꼭대기에 라디오 타워도 무언가 분위기 있게 길 끝에 보이고, 저 끝까지 뻥 뚫려있는 길과 양 옆으로 있는 집들, 파스텔 톤의 페인트가 눈길을 사로잡는 길이다.
너무 옛것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그렇다고 신식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 위치한 모습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빈티지한 자동차는 덤.
택시를 타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모습은 쉽게 보기 힘들다. 걷기에 너무 먼 거리가 아닌 경우에는 걸어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걸어다니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한 번 볼 수 있고,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그것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
시간에 쫒기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걸어다녀보자
스페인식으로 지어진 거리에는 항상 한 가운데에 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서 음료를 팔기도 하고, 팝콘을 봉투에 담아 팔기도 한다.
앉아있고 싶을때, 팝콘과 음료를 하나 사서 벤치에 앉아있어도 좋다.
거리의 악사들도 있어서 음악도 들으며 한껏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이제서야 차와 오토바이가 조금 다니는 모던한 냄새(?)가 나는 곳
이곳에서 택시를 잡아 움직일 수 있다. 물론, 나는 아직 트리니다드를 떠날 생각이 없기에 그냥 지나다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