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참을 달려, "왕들의 휴양지" 라 불리우는 카요 코코에 도착했다.
카요 코코와 예약한 이 리조트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를 보고 찾아가게 된 것이다.
걸어서 세계속으로에 나온 리조트와 똑같은 곳.
지금까지 계속 까사만 다녔다. 물론, 휴양지가 아닌 곳을 돌아다녀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호텔도 안다니니까 이 처럼 고급 숙박 시설은 이용하지 않았으나, 쿠바에 여행 와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고급 숙박 시설인 리조트이다.
리조트 이름.. 기억이 안난다. 다만, 강렬하게 불편하고 실망스러웠던 기억밖에 없다는 것.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로 숙박을 예약하면 식사와 음료(주류)를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나는 알쓰라서 술을 먹지 않는데, 아깝지만 그래도 휴양은 즐겨봐야지!?
리조트라고 고급지고 맛있는 음식이 나올거라고 예상하겠지만, 예식장 뷔페급 음식이 고급이라면 고급진 것이 맞다.
하지만, 음식의 맛은 크게 기대하지 말자, 당연히 다양한 음식을 내가 골라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있으나, 당연하게도 모두 짜다.
야채를 같이 먹자.
아주 훌륭한 방 컨디션
나는 혼자 갔지만 침대가 2개씩 있는 방 밖에 없다. 당연히 예약 따위는 안하고 현장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그냥 주는대로 덥석덥석 받았다.
지금까지 알뜰살뜰 여행한 이유가 고급진 휴양을 즐기기 위해서지! 라는 마음으로 ㅋㅋ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깔끔하다. 다만, 티비는 틀어봐야 볼 수 있는게 없으니까 안튼다.
하지만, 깔끔한 방의 컨디션과 다르게 아주 극도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거짓말하지 않고, 아주 짧고 굵은 동영상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영상 속에 한숨이 진짜 그 당시의 감정을 모든 감정을 함축해서 터져버린 한숨이다.
데스크에 물어보니, 수도 배관이 고장나서 고치는데, 4일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
나는 내일 모레 간다고!!!!
3일 내내 물 상태가 저 모양이었다. 진짜... 씻는데 30분씩 걸렸다...
뭐 물을 받아놓을 바가지 같은 것도 없으니까 나오는 물을 쓰는 수 밖에 없다.
정말 차가 퍼지고, 늦게 도착하고... 이런 건 괜찮았는데, 이건 정말 너무 심했다...
에어컨이 없는 차를 더우니까 창문을 다 열고 달려서 짠 바닷 바람을 맞았으니, 씻으려고 했는데 물이 저렇게 나오는 것이었다.
심지어 찬물은 나올 생각 조차 안하고, 뜨거운 물이 저 정도 수준으로 나왔다.
3일 동안! 고급 리조트에서! 제대로 씻기 힘듦을 경험하며 지냈다. 어휴 어쩐지 사람이 없더라
그동안 까사에서 지내면서 물이 잘 나왔던 것이 굉장한 행복이었구나를 느끼며, 지냈던 까사 주인 분들에게 감사함을 생각했다.
안나오는 물로 어떻게든 대충 샤워를 하고서는 마시기만 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카페테리아에 왔다.
식사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식사는 할 수 없었지만, 카페테리아는 계속 열려있기 때문에 샌드위치와 같은 간단한 요기를 해결할 수 있다.
감자튀김과 소세지가 들어간 샌드위치.
그리고, 과일 주스.
음식이 맛이 없나요? 토마토 케찹에 찍어 드세요!
카페테리아 음식은 상당히 맛있다. 사실, 쿠바 여행하면서 대부분 저런 샌드위치와 햄버거를 엄청 많이 먹고 다녔다.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으니까
맛 자체는 모두가 알고 있는 그 맛이다. 다만, 내가 있는 곳이 카리브 해 한 가운데라는 것이 차이점.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바다로 향했다.
바로 이것이다!!!!!!!
"카리브 해" 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리조트의 물에 대한 짜증으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이 느낌, 이 풍경 하나로 싹 날아갔다.
내가 그토록 고대하던 그 카리브 해변이 눈 앞에 펼쳐졌다. 에메랄드 빛 바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곱디 고운 모래 어떻게 이런 바다를 경험해보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움 그 자체다.
컴퓨터 윈도우 바탕화면에 나올 것 같은 바로 그런 풍경.
나는 여기서 물에 들어가지도 않고, 한 참을 서서 주변 풍경을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경험해보자, 꼭 쿠바의 바다가 아니더라도 멕시코나 바하마, 자메이카, 푸에르토리코, 콜롬비아 등에서도 경험이 가능하니까 꼭 한 번 방문해보기를 적극 권한다.
정말로
그렇게 한참을 해변에서 놀다가 누웠다가 돌아다니다가 식사 시간이 되어서 다들 돌아가고 있는데 아이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엄마가 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어도 좋은 바다다.
내가 쿠바에 갔을때는 12월 중순이어서 낮에는 쿠바도 덥지만 밤에는 쌀쌀한 편인데다가 해변이라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어서 쌀쌀한 느낌이 있다.
안타깝게도.... 휴식, 휴양 그 자체를 즐기느라 정신줄을 놓아서 밥 사진도 안찍고, 밤에는 놀고만 있었다.
술을 좀 먹었는데, 역시 술은 나랑 안 맞는다. 와인과 소다를 섞은 것과 럼주가 들어간 모히또를 마시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뚜콜라를 마셨다. 그걸로라도 본전을 뽑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