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2박 3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까마궤이로 이동한다.
이번에도 쿠바의 고속버스인 비아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이미 아바나에서 산티아고 데 쿠바까지 오는데 비아술을 한 번 경험했고, 생각 보다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아술을 이용하는데에 거리낌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은 까사에 이야기를 해서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비아술 터미널로 이동해서 일찍 버스를 탔다.
금방 도착하겠지 싶었는데, 버스를 타고 가던 와중에 배가 고팠다.
중간에 내린 정류장에서 먹을 걸 찾았는데, 식당만 있었지 간단한 요깃거리인 햄치즈빵을 팔지도 않아서 아무것도 살 수 없었다. 그냥 그대로 다시 그냥 버스에 올라탔는데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빵을 사온 것이 아닌가!!!!!
아주 아주 따끈따끈한 갓 구운 고소한 빵!!!!!
이미 버스는 출발했지만,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옆사람에게 빵 어디서 샀냐고 물어봤는데, 배고프냐고, 빵 하나를 먹으라고 주었다. 불쌍해보였나 보다....
바게트 같이 통으로 구운 빵이었는데, 금방 만들어서 굉장히 따끈따끈하고 부드럽고 쫄깃했다.
게다가, 배가 고팠기 때문에 엄청 맛있게 먹었다. 옆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도 당연히 잊지 않았다.
이 빵 하나로 허기를 달래기 충분했다.
쿠바에서 유일하게 못 먹어서 배가 고팠을 때가 이 때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버스가 너무 더웠다는게 문제였다.
아바나에서 산티아고 데 쿠바로 올 때는 버스에서 에어컨을 풀가동해서 내려왔기 때문에 추웠으니까 이번에도 추울 줄 알고, 바람막이를 챙겼는데, 까마궤이로 가는 버스에서는 에어컨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고속버스니까 열 수 있는 창문은 당연히 없었다. 정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웠다.
시간을 빨리 보내기 위해서 자려고 했는데, 땀이 줄줄 날 정도로 더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애지간하면 정류장에 내리지 않고 그냥 가는데, 까마궤이로 가는 길에서 들리는 모든 정류장에 내려서 더위를 식히고, 숨을 쉬러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비아술이 추울 수도 있고, 더울 수도 있기 때문에 뽑기 운이 필요하다. 조심해야 한다.
너무 더워서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할 때마다 신선한 공기를 맡기 위해 나왔다.
까마궤이에서 구한 까사
(드디어 제대로된 까사 사진을 찍었다.)
이제 택시가 아니라 까사도 흥정을 했다. 까사 마크를 보고 문을 두들기고, "Cuanto es? (꾸안또 에스? : 얼마에요?)" 라고 물어보고는 가격을 말해주었는데, 역시나 내가 그렇듯, 더 둘러본다고 하고 나와서는 앞에서 까사 마크를 찾아 돌아보고 있었는데, 까사 주인이 나와서, 원래 아침 식사 별도인 것을 포함해주고 조금 깍아주었다.
쿠바를 다닐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깍는게 아니라면, 적당히 흥정해서 조금이라도 비용을 저렴하게 다닐 수 있다.
엄청 바가지를 씌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할인폭이 크지는 않지만, 단 돈 몇 천원이라도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수단도 되고.
CASA LUNA
Camaguey, San Pablo.
이 까사는 굉장히 유명한 까사인 것 같았다. 일단 주인 아저씨는 무뚝뚝한 편이지만,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그 차이를 크게 느낀 이유가 주인 아주머니가 굉장히 너-무 친절하기 때문에 그 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편이다.
까사 루나의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
아주머니 굉장히 친절하고, 각 지역에 아는 까사들도 많아서 어딘지 지역을 말하면 명함을 주시기 때문에 필요하면 요청하도록 하자.
궁금하거나 모르는 단어를 물어보면 영어로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들을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두 분 다 어느정도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하기에는 훨씬 편하다.
아침 식사는 대부분의 까사에서 과일과 구운 빵, 커피를 주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
비용이 발생하긴 하지만, 빨래를 깨끗하게 잘 해주는지, 주변에 공원과 다니고자 하는 목적지 등이 가까운지, 뜨거운 물이 잘 나오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더 좋다.
빨래는 간혹, 손으로 빨래 해주는 곳이 있고, 그런 곳에서는 속옷은 빨아주지 않기 때문이다.(경험담)
까사 루나의 1층 침실
이 까사는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1인실과 2인실이 별도로 있다. 나는 당연히 혼자니까 1인실을 배정 받았는데, 깔끔하고, 에어컨도 벽걸이로 되어 있다.
일부 까사는 우리가 예전에 쓰던 창문에 달아서 쓰는 에어컨들을 쓰는 곳도 있다.
다만, 1인실의 문제는 저 커텐이 창문 겸 문 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저 밖이 바로 도로이기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잠자리가 불편할 수도 있다. 나는 크게 불편함은 없었고, 오히려 밖이 시끄러운 것을 알람 처럼 이용했다.
다른 까사에서는 없었던 개인 냉장고가 있었다. 나는 가지고 다니는 물들을 저기에 넣어둔다.
보통 밖에 나가면, 기본적으로 물을 2개씩 산다. 하나는 다니면서 마시고, 부족하면 나머지를 뜯고, 안뜯으면 밤에 마신다.
내가 갔었던 아바나 중산층의 까사가 굉장히 큰 방이었을 뿐이고, 대부분의 까사는 이 정도 규모의 방을 가지고 있다.
뜨거운 물도 잘 나온다.
까사 루나의 옥상
옥상에서도 쉴 수 있도록 이것저것 배치가 되어있다.
하지만, 잘 이용하지 않고, 아침 식사는 부엌의 큰 식탁에서 준다. 큰 식탁에 나 혼자 밥을 먹고 있는 기분이 오묘하다.
까사에서 짐을 정리하고, 까마궤이를 돌아다녔다.
TEATRO PRINCIPAL
쿠바에서 최소 18세기부터 현대까지 대중적인 공연들을 하고, 무엇 보다 많은 쿠바의 작곡가들이 이 극장에서 경력을 쌓고, 엄청 많은 녹음을 진행했었던 극장이라고 한다.
아돌포 콜롬보와 같이 쿠바에서 매우 많은 녹음을 진행한 아티스트도 이곳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내부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건물의 양식과 디자인이 척 보기에도 오래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부의 페인트만 새로 칠한 것 같은 느낌이 바로 들 정도로 1800년대 양식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중간 중간 사회주의 홍보 간판들을 볼 수 있다.
La construccion del socialismo prospero
y sostenible no implicara iamas
el sacrificio de nuestra soberania
- Che
(라 꼰스트룩씨온 델 소씨알리스모 프로스페로
이 소스테니블레 노 임플리까라 이아마스
엘 사크리피시오 데 누에스트라 소베라니아)
지속가능하고 번영한 사회주의 건설은
단지 우리의 주권을 희생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 체
(해석이 틀릴 수 있음)
쿠바는 카스트로 형제가 장기 집권한 국가이지만, 피델 카스트로에 대한 홍보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 자리를 '체 게바라' 가 대부분을 채우고 있으며, '호세 마르띠' 도 함께 보인다. 피델 카스트로는 찾기가 힘들 정도다.
쿠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동 주택
생각해 보건데, 아파트라는 표현 보다는 "공동 주택" 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지금까지 아바나와 꼬이마르에서 보았던 공동 주택 보다 상당히 깔끔하고, 주변이 깨끗하다. 아바나나 꼬이마르는 페인트도 벗겨지고 지저분한 곳이 많았지만, 까마궤이는 깔끔한 편이다.
빨래를 널어두고 있는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