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까사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와 "Palacio de Valle / 바예 궁전" 을 방문하기 위해 밖을 돌아다녔다.
늘 그렇듯, 도시간 이동이 아닌 경우에는 가능하면 택시를 타지 않는다.
시엔푸에고스의 바다는 에메랄드 빛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게다가, 공업화로 인한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역한 냄새가 많이 나는 편이다.
바다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편 치고는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는 길과 의자들이 공원이 잘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다니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아빠와 학교 가는 길
쿠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도시 중심부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주택들이 모두 비슷한 모양으로 건설되어 있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물론이고 산티아고 데 쿠바, 까마궤이, 시에고 데 아빌라, 트리니다드, 시엔푸에고스 전부.
아바나와 산티아고 데 쿠바는 3층 정도 되는 다세대 주택도 많이 보이는 반면, 그 외 도시들에는 보통 2층 정도되는 단독 주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몇 번 사진을 찍었던 구 공산권 스타일의 아파트도 간혹 있다.
"La patria esta hecha del merito de sus hijos"
"라 빠뜨리아 에스타 에차 델 메리또 데 수스 이호스"
"조국은 자녀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다."
- 호세 마르티
구름이 많이 끼어 어두워보이지만 날씨는 괜찮았다. 저 앞에 보이는 말레꼰을 지나 한~참을 걸어가면 바예 궁전이 나온다.
냄새가 조금 나긴 하지만, 쿠바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것이 굉장히 기분이 좋다. 여행 계획서를 빡빡하게 채워놓은게 아니라 여유롭게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동할 때 걸어다니는 것이 아주 좋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잘못하는 스페인어로 마구마구 말도 걸고, 못 알아들어도 알아들은 척 이야기도 하고, 그런게 바로 재미가 아닐까? 계속 쿠바를 여행하면서 그렇게 다녔기에 나는 거리낌 없이 잘 돌아다닌다.
이제는 정말로 까사를 구할 때나 택시를 구할 때, 흥정을 한다니까?
사진에서 보이듯 바닷물이 생각 보다 예쁘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 색깔과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나지만 길을 걸어다니면 코가 제일 빨리 익숙해지기도 하기 때문인지, 크게 신경쓰이지 않게 된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Maps.me 지도로 분명히 잘 가고 있는 것을 알아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말을 걸어서 "바예 궁전이 어디에요?" 라고 물어보는 것도 언어를 학습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므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또, 운이 좋다면, "우리가 데려다줄게!" 라면서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다닐 수도 있다.
다행히, 다른 나라들 보다는 보상으로 무엇을 달라거나 하지 않는다.
PALACIO DE VALLE
바예 궁전
궁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부가 정말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시엔푸에고스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보니 주변 환경들도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식물까지.
다만, 바예 궁전 내부 사진은 없다. 내부는 너무 어두웠고, 플래시가 없어서 ISO를 잔뜩 올리고 찍어야 하는데, 그러면 노이즈가 너무 심각해서 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모두 폐기했다.
하지만, 내부도 정말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고, 정말 부인을 사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게다가, 바로 앞에 카리브 뷰까지 아주 절묘한 위치에 궁전이 지어져있다.
지금은 주변이 많이 발전되었지만, 궁전이 처음 지어졌을 때 당시에는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바예 궁전을 나와 돌아갈 때에는 같은 길로 가지 않고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 곳곳을 누비며 다니는데, 곳곳을 돌아다닐 때 좋은 점은 실제로 현지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집을 지을 때 어떻게 짓는지도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특별한 만남(?)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쿠바에서는 우리가 예전에 쓰던 큰 벽돌로 집을 짓는다. 생각하는 것 보다 집을 빨리 짓는 편이지만 금방 낡아버리는 문제가 있어 유지보수가 많이 필요하지만 쿠바는 유지보수를 잘 안하기 때문에 낡은 채로 있다. 그게 못 생기고 볼품이 없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볼품이 없기도 하고, 하지만 그 분위기 자체를 느낄 수 있기도 하고...
바예 궁전을 나와 Castillo de jagua(카스티요 데 하구아)를 방문하기 위한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에 왔다.
배가 그렇게 깨끗하거나 튼튼해보이지는 않지만 문제는 없다. ㅋㅋ
카스티요 데 하구아 가는 중...
이 카스티요 데 하구아에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인종차별' 을 당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아이들 세 명이 아주 잘 들리게 "치노... 치노..." 라면서 나의 바로 뒤에서 이야기를 했다. 물론, 나는 인종차별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니까 별 생각이 없었지만, 인종차별에 민감하다면 불편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인종차별에 대응하려면 말을 해야하는데, 스페인어를 못 하잖아!? 아마 안될꺼야...
어쩔 수 없이 치노라는 이야기를 20분 정도 들으면서 그냥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면서 지나갔다.
시엔푸에고스에서 배를 타고 20~30분 정도 가면 '카스티요 데 하구아' 에 도착한다.
카스티요 데 하구아는 시엔푸에고스 만으로 진입하는 좁은 수로 중간에 위치한 해안 요새이다.
여기엔 까사도 있고, 식당도 있지만, 관광객들이 이곳에 묵기에는 쉽지 않다. 곳곳을 구석구석 다니기 위하면 모를까 방문할만한 곳이 그다지 많지 않은 곳이다.
게다가, 맞은편에 Islazul Pasacaballo(이슬라즐 빠사까바요)라는 호텔도 있다.
첫번째 사진 왼쪽에 있는 건물은 비비안과 후안 카를로스 호텔이라고 하지만 시설이 별로 좋지 않고, 간단한 먹거리를 팔면서 배가 운행하는 시간도 표시해놓고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돌아다니다가 배를 타기 위해 이 앞에 모두 모여있다.
다만,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지 않는 곳이다보니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나 주변 방문지 등이 없어 특별히 다닐만한 곳이 많지 않다.
나도 하구아 요새를 방문한 뒤, 주변을 둘러봤는데, 관광객이 방문하기에 딱히 좋은 곳이 없었고,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사람 자체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요새 내부에는 해안가를 바라보는 위치에 대포 요새도 배치되어 있다.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왼쪽의 집은 약국이다. 우리나라 처럼 약을 진열해놓고 파는 것은 아니고, 굉장히 소규모의 약국 처럼 몇 가지 상비약 정도만 구비하고 있는 정도...
하구아는 짧게 돌아다니고, 배를 타기 위해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다시 돌아가면서 하구아 사진을 찍었다.
바닷가에 바로 인접한 집은 잘사는 사람들의 집인가 싶을 정도로 배도 있고, 어선도 보이지만, 더 안에 있는 집 보다 관리도 훨씬 깔끔하게 되어 있고, 만듦새도 내륙의 벽돌로 지은 집 보다 좋아보인다.
다시 돌아갈 때에는 인종차별한 아이들이 이곳에 사는 아이들인지, 돌아가는 동안은 인종차별하는 애들이 없었다.
카스티요 데 하구아에서 돌아와 도착해서는 해가 졌다.
어제 사진을 찍은 곳에서 해가 완전히 진 뒤에 다시 사진을 찍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까사로 돌아갔다.
도대체 왜 먹는 사진은 안찍은거지..?
먹을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런건지, 음식이 기억에 안남아서 그런건가 싶은지 모르겠지만... 흑...
그런데, 정말 먹은 음식으로 기억에 남은게 길거리에서 먹었던 햄버거밖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