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까사에 들러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 일정인 바예 데 로스 잉헤니오스(Valle de los ingenios) 사탕수수 농장을 방문하려고 움직였다.
사탕수수 농장은 트리니다드에서 조금 멀어 트리니다드에서 관광용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사탕수수 농장 가는 기차역으로 이동하면서 다리가 아픈 아이와 엄마가 마차를 기다리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길에서 도박중인 아자씨들...
와이파이 존
이곳이 바로 사탕수수 농장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매하는 곳
2019년 쿠바 방문 당시, 쿠바 공산당 제1비서(최고지도자)인 라울 카스트로의 사진이 걸려있다.
타고 가는 기차는 여객용 기차가 아닌 관광용으로 개조된 뚜껑만 덮힌 기차가 다닌다.
다행히(?) 증기기관차는 아니었다. 사실 증기 기관차가 타고 싶었다.
나는 현대적인 기차 보다 증기 기관차를 더 좋아하는데, 제일 좋아하는 증기 기관차는 화이트 식 표기로 4-8-8-4 차륜을 가진 기차인 '유니온 퍼시픽 빅 보이' 를 좋아한다.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동하는 기차에 당연히 앉을 수 있었지만,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고 뒤가 뻥 뚫린 객차여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기차를 타고 지나가는 와중에 트리니다드 시내와 라디오 타워를 사진으로 찍었다. 트리니다드를 한바퀴 돌아서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동한다.
내가 타고온 기차
매우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진 기차 ㅋㅋㅋ
못 생긴 기차임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 허허벌판에 작은 건물 덩그러니 있는 바로 이곳이 사탕수수 농장의 역이다.
관광용으로만 운영하니까 이 정도 규모로도 충분히 운행할 수 있다.
내리면서 언제 출발하는지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사탕수수 농장이 꽤나 넓어서 넉넉하게 시간을 주니까 돌아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당연히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온 가족이 나와 집에 페인트 칠하고 있는 것을 구경하며 훈수를 두고 있고, 아주머니가 엄청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아주머니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는 것이다.. 무섭다..
바예 데 로스 잉헤니오스( Valle de los Ingenios ) 지도
지도로 보면 굉장히 좁아 보이지만 무지막지하게 넓다. 다시금 기억해야 하는 것은 "사탕수수 농장" 이었던 곳이라는 것이다.
지도를 보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관광지 답게 상인들이 나와서 여러가지 상품을 많이 팔고 있는데,특히 이곳에서는 보자기? 양탄자? 와 농장 일을 할때 쓰는 모자를 주로 팔고 있다.
사진에서만 보더라도 벽에 걸어놓을만한 것들을 팔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리 말하지만, 사진에 보이는 저 탑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탑이라고 한다.
저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 그런게 있을리가 없지!!!!
더 높은 층도 올라갔었지만, 좁은데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찍을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다. 그 좁으 계단으로 내려가는 사람과 올라오는 사람이 있고, 내가 꼭대기에서 시간을 오래 끄면 밑에서는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여서 그나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중간 정도에서 사진을 찍었다.
지금 이 정도 높이만 해도 꽤나 잘 보이는데, 꼭대기에서는 저 멀리까지 한 번에 보인다. 엄청 높아 위에서 보면 아래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시가 정말 용이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감시탑의 높이가 상당하다.
그늘에 앉아 놀고 있는 아이들
이곳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다보니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드디어 나왔다 증기 기관차
옛날에 사탕수수를 옮길 때 사용했었던 기차라고 한다.
이제 저 뒤에 사탕수수 공장 폐허로 이동해보자
폐쇄된 사탕수수 공장
폐쇄된 사탕수수 공장 바로 앞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 있었다.
이 공장과 마을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버려진 공장 바로 앞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 조금.. 무섭지 않을까?
주변에 화분도 가져다놓고 꾸미려고 하는 것 같은데, 다 낡은 철근 공장 앞에서 살고 있다니...
공장 내부를 둘러보며 올라왔는데, 외국인 관광객 한 명이 철근에 메달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관광객의 일행도 나도 같이 사진을 찍었다.
공장 건물은 꽤나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난간이 많이 낡고 녹이 슬어있기 때문에 파상풍도 조심하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폐공장을 나와 기찻길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외국인 관광객 커플이 사진을 찍고 있길래, 나도 살짝 같이 찍어주었다. 자기 남자 친구가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도 같이 찍으니, 오히려 나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고, 나에게 와서는 내 카메라를 좋다고 칭찬했다.
내가 들고 간 카메라는 5D Mark II 였는데, 찍은 사진을 보고는 "베리 나이스!" 라고 하며 좋아했다.
이 기찻길을 다니는데, 말을 탄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할아버지가 굉장히 잘 생기셨고 친절했다. 사진을 찍어도 괜찮냐고 여쭤보니, 찍으라며 자세도 잡아주셨다.
청자켓과 밀집 모자를 쓰고 말을 타고 있다니, 얼마나 멋이 있나...
멋있는 외모와 포스 있는 얼굴까지...
조금 안타까운 것은 이 할아버지를 조금 더 가까이 찍어서 세피아나 흑백으로 찍었으면 엄청 멋있는 사진이 나왔을텐데... 라며 사진을 정리하면서 안타까웠다.
벌판에 새끼 말들이 있었는데, 쿠바에서 본 말들은 전부 말랐다.
맨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튼실하게 생긴 말들만 보다가 뼈가 앙상한 말들을 보는데, 불쌍하다고 해야하나, 원래 저게 맞는건가...?
바예 데 로스 잉헤니오스에서 다시 트리니다드로 돌아가는 길...
여기에 스토리가 하나 있다. 바예 데 로스 잉헤니오스에서 뒤로 후진하면서 빠져나오는데, 기찻길 한복판에 소가 길을 막고 있었다.
계속 천천히 후진을 하고 있는데도 소가 비키지 않았다. ㅋㅋㅋㅋ
직원이 뒤로 와서 끝에 걸터앉아 발로 밀어내서야 소가 움직여서 기차를 움직을 수 있었다.
나는 직원에게 소가 스페인어로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Vaca(바카)" 라고 한다.
말은 Caballo(까바요).